“원상복구”라는 한 단어 안에는 성질이 다른 두 개의 의무가 들어 있고, 못 자국과 벽지 변색은 그중 서로 다른 칸으로 갈립니다. 내가 바꾼 것을 되돌리는 의무와, 통상적인 사용을 넘어 상한 것을 물어주는 의무는 근거 조항도 증명책임도 다릅니다. 원상복구 범위를 하나의 선으로 그으려 하면 대화가 엉키는 이유예요.
“원상복구”에 섞여 있는 두 가지 의무
하나는 되돌릴 의무예요. 민법은 “차주가 차용물을 반환하는 때에는 이를 원상에 회복하여야 한다. 이에 부속시킨 물건은 철거할 수 있다”고 정해 두었고(제615조), 이 조항이 임대차에 준용됩니다(제654조). 내가 달고 박고 깔아 놓은 것을 떼어내고 나가라는 뜻이에요. 대법원도 원상회복은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부분을 철거하는 것이고, 그 범위는 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바꾼 내용을 따져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해진다고 봅니다.
다른 하나는 물어줄 의무입니다. 임차인은 빌린 물건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하는데(제374조), 그 주의를 다하지 못해 집이 상한 채로 반환되면 손해배상 문제로 넘어갑니다.
두 의무는 서로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선반을 떼어냈어도 벽에 남은 구멍은 따로 평가받아요.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변화는 두 칸 중 어디에도 안 들어가요
세 번째 칸이 통상의 손모입니다. 통상적으로 살다 보면 당연히 그렇게 될 상태라면, 들어왔을 때보다 나빠져도 그대로 반환하면 된다는 것이죠. 햇빛에 바랜 벽지 변색, 가구를 놓아 생긴 장판 눌림, 세월에 따른 노후가 여기 들어갑니다. 내가 바꾼 것이 아니니 되돌릴 의무가 없고, 주의를 소홀히 한 결과도 아니니 물어줄 의무도 생기지 않아요.
다만 근거의 무게는 알아 두세요. “통상의 손모에 관하여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판시는 하급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00279 등)에서 나왔고, 조정 실무가 이를 인용해 씁니다. 같은 취지를 정면으로 선언한 대법원 판결은 확인되지 않아요. 법률 조항이나 최고법원 법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벽지 쪽 받침이 하나 더 있어요. 임대인은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지고(제623조),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이나 설비 교체 같은 큰 수선은 특약으로도 넘기기 어렵다고 봅니다.
못 자국은 어느 칸으로 갈까요
못 자국이 유독 애매한 이유는 세 칸의 경계에 걸쳐 있기 때문이에요. 벽에 붙여 둔 물건을 떼는 것까지는 되돌릴 의무지만, 남은 구멍은 통상의 손모인지 과실 있는 훼손인지로 다시 갈립니다. 구멍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임차인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 다툼이 되는 자리 | 어느 칸인가 | 근거 | 부담 |
|---|---|---|---|
| 내가 설치한 선반·벽걸이·시트지 | 되돌릴 의무 | 민법 제615조·제654조 | 임차인이 철거 |
| 햇빛에 의한 벽지 변색, 가구 눌림 | 통상의 손모 | 하급심·조정 실무 | 임대인 |
| 액자 걸 정도의 작은 핀 자국 | 다툴 수 있는 영역 | 정도·용도로 개별 판단 | 사안에 따라 |
| 벽체를 뚫은 타공, 앵커 자국 | 물어줄 의무 | 민법 제374조 | 임차인 쪽 |
| 전 세입자가 해 놓고 간 것 | 어느 칸도 아님 | 대법원 90다카12035 | 의무 없음 |
마지막 줄은 챙겨 두세요.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입주할 때 사진을 남겨 두면 이 줄을 쓸 수 있어요.
금액으로 넘어가면 달라지는 두 가지
첫째, 증명책임이 임차인 쪽에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차 부분 자체가 훼손된 경우, 임차인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였다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임대인이 내 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반대로 알고 계신 분이 많아요.
둘째, 새것 값을 그대로 물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조정 실무에서는 감가상각을 반영해 남은 내구연한만큼의 잔존 가치를 산정한 뒤 과실 비율을 곱합니다. 다만 품목별 내구연한 숫자는 기관마다 표가 달라, 전국 공통의 법정 기준처럼 보지 않는 편이 안전해요.
2026년 기준 분쟁 창구 정보 (2026년 10월 확인)
- 조정위원회 설치 기관: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부동산원 지사·사무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 조정 대상: 차임·보증금, 임대차 기간, 유지·수선의무, 권리금 등 (양측 누구나 신청)
- 신청 수수료: 조정 목적의 값에 따라 1만 원 ~ 최대 10만 원 (면제 사유 해당 시 무료)
- 조정 성립 시: 민사상 합의 효력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있으면 집행권원과 같은 효력)
- 전화 법률상담: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수수료와 접수 창구는 바뀔 수 있습니다. 본문의 세 칸 구분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벽지가 누렇게 변했다며 도배비 전액을 요구받았어요.
A. 통상적인 사용과 세월로 생긴 변색이라면 통상의 손모여서, 특약이 없는 한 임차인이 부담할 항목이 아니라는 것이 하급심과 조정 실무의 기준입니다. 다만 해석이어서 임대인이 거부하면 조정으로 가려야 해요.
Q. 못 자국 몇 개는 메우고 나가면 되나요?
A. 벽에 붙여 둔 물건은 떼고 나가는 것이 맞고, 남은 구멍은 정도에 따라 갈립니다. 액자를 거는 정도의 작은 핀 자국은 통상의 사용 범위로 다툴 여지가 있고, 벽체를 뚫은 타공은 임차인 부담으로 기울어요.
Q. 계약서에 “원상복구” 한 줄이 있으면 다 해줘야 하나요?
A. 그 한 줄만으로 통상의 손모까지 넘어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급심은 손모의 범위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거나, 임대인의 설명으로 임차인이 분명히 인식하고 합의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어요.
Q. 임대인이 보증금에서 복구비를 그냥 빼겠다고 합니다.
A. 다툼이 있다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며 공제의 근거를 따질 수 있습니다. 합의가 어려우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신청하는 길이 있어요(위 상자 참고). 입주·퇴거 시점 사진과 견적서를 모아 두시면 논의가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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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물어줄 의무입니다. 임차인은 빌린 물건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하는데(제374조), 그 주의를 다하지 못해 집이 상한 채로 반환되면 손해배상 문제로 넘어갑니다.
두 의무는 서로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선반을 떼어냈어도 벽에 남은 구멍은 따로 평가받아요.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변화는 두 칸 중 어디에도 안 들어가요
세 번째 칸이 통상의 손모입니다. 통상적으로 살다 보면 당연히 그렇게 될 상태라면, 들어왔을 때보다 나빠져도 그대로 반환하면 된다는 것이죠. 햇빛에 바랜 벽지 변색, 가구를 놓아 생긴 장판 눌림, 세월에 따른 노후가 여기 들어갑니다. 내가 바꾼 것이 아니니 되돌릴 의무가 없고, 주의를 소홀히 한 결과도 아니니 물어줄 의무도 생기지 않아요.
다만 근거의 무게는 알아 두세요. “통상의 손모에 관하여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판시는 하급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00279 등)에서 나왔고, 조정 실무가 이를 인용해 씁니다. 같은 취지를 정면으로 선언한 대법원 판결은 확인되지 않아요. 법률 조항이나 최고법원 법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벽지 쪽 받침이 하나 더 있어요. 임대인은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지고(제623조),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이나 설비 교체 같은 큰 수선은 특약으로도 넘기기 어렵다고 봅니다.
못 자국은 어느 칸으로 갈까요
못 자국이 유독 애매한 이유는 세 칸의 경계에 걸쳐 있기 때문이에요. 벽에 붙여 둔 물건을 떼는 것까지는 되돌릴 의무지만, 남은 구멍은 통상의 손모인지 과실 있는 훼손인지로 다시 갈립니다. 구멍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임차인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툼이 되는 자리 어느 칸인가 근거 부담 내가 설치한 선반·벽걸이·시트지 되돌릴 의무 민법 제615조·제654조 임차인이 철거 햇빛에 의한 벽지 변색, 가구 눌림 통상의 손모 하급심·조정 실무 임대인 액자 걸 정도의 작은 핀 자국 다툴 수 있는 영역 정도·용도로 개별 판단 사안에 따라 벽체를 뚫은 타공, 앵커 자국 물어줄 의무 민법 제374조 임차인 쪽 전 세입자가 해 놓고 간 것 어느 칸도 아님 대법원 90다카12035 의무 없음 마지막 줄은 챙겨 두세요.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입주할 때 사진을 남겨 두면 이 줄을 쓸 수 있어요.
금액으로 넘어가면 달라지는 두 가지
첫째, 증명책임이 임차인 쪽에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차 부분 자체가 훼손된 경우, 임차인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였다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임대인이 내 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반대로 알고 계신 분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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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위원회 설치 기관: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부동산원 지사·사무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 조정 대상: 차임·보증금, 임대차 기간, 유지·수선의무, 권리금 등 (양측 누구나 신청)
- 신청 수수료: 조정 목적의 값에 따라 1만 원 ~ 최대 10만 원 (면제 사유 해당 시 무료)
- 조정 성립 시: 민사상 합의 효력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있으면 집행권원과 같은 효력)
- 전화 법률상담: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수수료와 접수 창구는 바뀔 수 있습니다. 본문의 세 칸 구분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벽지가 누렇게 변했다며 도배비 전액을 요구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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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못 자국 몇 개는 메우고 나가면 되나요?
A. 벽에 붙여 둔 물건은 떼고 나가는 것이 맞고, 남은 구멍은 정도에 따라 갈립니다. 액자를 거는 정도의 작은 핀 자국은 통상의 사용 범위로 다툴 여지가 있고, 벽체를 뚫은 타공은 임차인 부담으로 기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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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2026.10.04#원상복구 #원상복구범위 #통상손모 #못자국 #벽지변색 #전월세 #전세보증금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퇴거 #선관주의의무, 집 보기부터 입주 후 신고까지 해야 할 일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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