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소득은 세 개의 층으로 쌓입니다. 1층은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 2층은 회사가 쌓아주는 퇴직급여, 3층은 내가 스스로 붓는 개인연금이죠. 그런데 이 구조를 설명하다 보면 거의 모든 분이 같은 자리에서 걸립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3층으로 알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이름에 ‘개인형’이 붙고 내 돈을 넣으니 개인연금처럼 보이지만, IRP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2층 퇴직연금 제도예요. 연금저축과 IRP의 세액공제 한도가 하나로 묶여 있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층을 잘못 세면 다 채웠다고 안심하면서 실제로는 한 층이 비어 있게 됩니다. 세 층이 무엇으로 채워지고, 받을 돈을 어떤 순서로 계산하는지를 한 장의 지도로 정리했습니다.
층을 가르는 기준은 ‘누가 돈을 넣느냐’입니다
3층 연금은 상품의 좋고 나쁨으로 나눈 분류가 아니라 돈을 넣는 주체가 국가인지, 회사인지, 나인지로 나눈 것입니다. 이 기준을 잡으면 IRP가 왜 2층인지도 풀려요. 회사가 준 퇴직급여를 담는 그릇에 내 돈을 더 넣게 열어둔 것일 뿐이거든요.
| 층 | 들어가는 제도 | 돈을 넣는 주체 | 가입 성격 | 돈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 |
|---|---|---|---|---|
| 1층 | 국민연금, 직역연금(공무원·군인·사학) | 본인(직장가입자는 회사와 절반씩) | 법정 의무 | 출생연도별 개시 연령(상자 참고) |
| 2층 | 퇴직금 또는 퇴직연금(DB형·DC형·IRP) | 회사(근로자 추가 납입 가능) | 회사에 ‘퇴직급여’ 설정 의무 | 퇴직할 때. 연금으로 받으려면 55세 이후 |
| 3층 | 연금저축(신탁·펀드·보험), 연금보험 | 본인 | 전적으로 자발적 | 55세 이후, 가입 5년 경과 |
덧붙이면 기초연금은 이 3층 안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험료를 낸 대가가 아니라 소득·재산 요건으로 지급하는 복지성 제도라 층 구조 바깥에 놓여 있어요.
2층에서 의무인 것은 ‘퇴직연금’이 아니라 ‘퇴직급여’입니다
두 번째로 많이 오해받는 지점입니다. 법이 회사에 지운 의무는 “퇴직연금에 가입하라”가 아니라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을 설정하라”입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그 하나가 예전부터 있던 퇴직금제도일 수도, 퇴직연금제도(DB형·DC형)일 수도 있어요. 둘 다 적법합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는 매달 외부 금융회사에 돈이 쌓이지만, 퇴직금제도만 있는 회사는 퇴직하는 그날 목돈으로 정산되는 차이가 생기죠.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이거나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 15시간 미만이면 이 의무에서 빠집니다. 2층이 아예 없는 근무 형태가 있다는 뜻이고, 그만큼 3층을 두껍게 쌓아야 한다는 신호예요.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퇴직금제도인 회사라도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을 근로자의 IRP 계정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지급해야 해요(55세 이후 퇴직이나 소액 등은 예외). 목돈이 자동으로 2층 계좌에 담기는 셈인데, 받자마자 빼서 쓰느냐 연금으로 굴리느냐에 따라 세금이 갈립니다.
내 상황은 어디에 해당하나
| 지금 내 상황 | 먼저 확인할 것 | 이어지는 세부 글 |
|---|---|---|
| 퇴사·이직을 앞두고 있다 | 내 평균임금이 어떻게 잡히는지 | #7 퇴직금 계산법 |
|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늘리고 싶다 | 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에 넣을지 | #10 연금저축과 IRP 차이 |
| 회사가 DB형·DC형 중 고르라고 한다 | 앞으로 내 임금이 얼마나 오를지 | #17 DB형과 DC형 차이 |
| 연금을 당겨 받을지 미룰지 고민이다 | 감액·가산 비율과 손익이 갈리는 지점 | #14 조기수령과 연기수령 |
| 60세 퇴직인데 연금은 65세부터다 | 비는 기간을 무엇으로 메울지 | 아래 4~5단계 |
내가 받을 돈을 계산하는 순서
숫자를 맞추는 일보다 순서를 지키는 일이 먼저입니다.
1단계, 1층부터 조회합니다. 예상 수령액은 공단 누리집이나 앱에서 바로 나옵니다(경로는 상자 참고). 금액보다 먼저 볼 것은 가입 기간이에요. 최소 10년을 채워야 노령연금이 나오니까요.
2단계, 회사 제도를 확인합니다. 퇴직금제도인지 퇴직연금제도인지, 퇴직연금이라면 DB형인지 DC형인지를 인사팀이나 사업자 앱에서 보세요. 같은 연봉이어도 유형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3단계, 3층에 여유가 있는지 봅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합산 한도 안에서만 세액공제가 돼요. 한도를 다 썼는지에 따라 더 넣을 금액이 정해집니다.
4단계, 세 층을 ‘월 단위’로 환산해 더합니다. 1층은 처음부터 월 단위지만 2층과 3층은 목돈이라, 몇 년에 나눠 받을지를 정해야 비교가 됩니다. 3층에 5,000만 원이 쌓였고 20년에 나눈다면 운용수익을 빼고 월 약 20만 원인데, 방식을 보여드리는 예시일 뿐이고 실제로는 수익률·수령 기간·세금에 따라 달라집니다.
5단계, 공백기를 점검합니다. 국민연금은 60세 미만까지 가입하는데 수급 개시는 그보다 늦습니다. 비는 구간을 2층·3층에서 메울지, 국민연금을 당겨 받을지가 실제 승부처예요.
이어질 세부 글
#7 퇴직금 계산법, 평균임금 3개월로 내 퇴직금 직접 구하는 순서. 상여금·연차수당을 어디까지 평균임금에 넣느냐에서 금액이 갈립니다. (준비 중)
#10 연금저축과 IRP 차이, 세액공제 한도와 중도 인출 조건으로 고르기. 한도는 함께 쓰지만 중도 인출 조건이 달라, “중간에 쓸 가능성”이 선택을 가릅니다. (준비 중)
#14 국민연금 조기수령과 연기수령, 몇 살까지 살아야 손익이 갈리나. 당기면 깎이고 미루면 붙는 두 선택이 뒤집히는 지점을 따져봅니다. (준비 중)
#17 퇴직연금 DB형과 DC형 차이, 임금 상승률로 내게 맞는 유형 고르기. DB형은 퇴직 직전 임금에, DC형은 내 운용 결과에 연동됩니다. (준비 중)
2026년 기준 숫자 (2026년 9월 확인)
- 국민연금 보험료율: 9.5%. 매년 0.5%p씩 8년간 올라 2033년 13%(직장가입자는 회사와 절반씩)
-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2026년부터 43%(40년 가입 기준). 이미 받고 있는 분에게는 적용 안 됨
- 가입 연령 18세 이상 60세 미만, 최소 가입 기간 10년
-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 1953~56년생 61세, 1957~60년생 62세, 1961~64년생 63세, 1965~68년생 64세, 1969년생 이후 65세
- 조기노령연금 최대 5년 앞당김, 1개월마다 0.5% 감액(5년 30%) / 연기연금 최대 5년 미룸, 1개월마다 0.6% 가산(5년 36%)
- 퇴직급여 설정 의무 제외: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 4주 평균 1주 15시간 미만
-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 연금저축 단독 600만 원, 연금저축+퇴직연금(IRP 등) 합산 900만 원
- 세액공제율: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 16.5%, 초과 13.2%(지방소득세 포함)
- 사적연금 연금소득세: 70세 미만 5.5%, 70~80세 미만 4.4%, 80세 이상 3.3%(종신형은 70세 미만도 3.3%, 지방소득세 포함). 연금소득 합계 연 1,500만 원 이하면 분리과세 선택 가능
- 조회 경로: 국민연금공단 누리집 또는 앱 ‘내 곁에 국민연금’ / 세 층 통합 조회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
- 예고된 변화: 정부가 모든 사업장 퇴직연금 의무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2026년 3월 밝혔으나 법 개정 전입니다.
이 숫자들은 법 개정과 정부 고시에 따라 바뀝니다. 층을 나누는 기준과 계산 순서는 그대로 유효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연금저축과 IRP를 둘 다 갖고 있으면 세액공제를 각각 다 받나요?
A. 아닙니다. 두 계좌를 합해 하나의 한도가 적용돼요. 연금저축만으로는 한도가 더 낮고, IRP를 더해야 합산 한도까지 올라갑니다(금액은 상자 참고). IRP가 2층 계좌라는 사실이 세법에도 드러나는 셈이죠.
Q. 소득대체율이 43%면 은퇴 전 소득의 43%가 나온다는 뜻인가요?
A. 그건 40년을 꽉 채워 가입했을 때의 기준값입니다. 가입 기간이 짧으면 비례해 줄어들어요. 또 가입 기간 전체의 평균소득으로 계산하니 은퇴 직전 연봉의 43%와도 다른 숫자입니다. 내 가입 이력으로 직접 조회하는 쪽이 빠릅니다.
Q. 회사에 퇴직연금이 없는데 제가 손해를 보는 건가요?
A. 퇴직급여를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금제도도 법이 인정하는 방식이에요. 다만 목돈으로 정산되니 굴리는 몫이 본인에게 옵니다. 대부분 IRP로 이전되므로 받자마자 해지할지 연금으로 남길지를 미리 정해두면 좋습니다.
Q. 세 층을 한 번에 조회할 방법이 있나요?
A.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세 층의 가입 내역과 예상 수령액을 모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금융회사가 보내는 자료를 모으는 구조라 반영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국민연금 금액은 공단에서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이 글은 연금·퇴직급여 제도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이며, 세무 자문이나 금융상품 가입 권유가 아닙니다. 같은 제도라도 실제로 받는 금액은 가입 기간과 납부 이력, 소득 수준, 회사가 설정한 퇴직급여제도의 종류, 가입한 연금 상품의 운용 결과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본문의 계산은 방식을 보여드리기 위한 예시일 뿐이며 실제 수령액이나 세금과는 차이가 납니다.
본문과 상자의 내용은 2026년 9월 기준입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2033년까지 해마다 오르도록 정해져 있어 내년이면 상자의 숫자부터 달라지고, 소득대체율과 수급 개시 연령·세액공제 한도·연금소득세율도 법 개정이나 정부 고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의무화처럼 아직 법이 바뀌지 않은 채 추진 중인 사안은 시행 여부와 시기가 달라질 수 있고요. 내 가입 이력에 맞는 정확한 금액과 최신 기준은 국민연금공단(국번 없이 1355), 퇴직급여는 고용노동부(1350), 세금은 국세청(126)에서 확인하시고, 금액이 크거나 조건이 복잡하다면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최종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09.24
#3층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IRP #연금저축 #퇴직금 #노후준비 #연금수령나이 #세액공제



